말과 글은, 생각나는대로 내밷는 것보다
추후 해명하는 것이 더 어려우며, 사랑은, 빠지는 것보다
존중하며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지 않던가.
말에 글을 빠짐없이 담고자 하면 말이 찢어지며,
글에 생각을 빠짐없이 담고자 하면 글이 찢어지며,
생각에 타인의 삶을 빠짐없이 담고자 하면 생각이 찢어진다.
나이를 먹어가며 세상이치에 대한 이해가 날로 깊어져 감에도,
속시원한 문장 한 줄 써내는 것이 더욱 묘원해지고
갈수록 내 문장의 날이 무디어진다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죽은 것과 다름없기에,
내일 두 걸음 돌아와야 할지도 모르는 오늘의 한 걸음을 주저하지 않는 나는.
옳은 길 위에 서 있다면 돌아가는 길이 나타날지언정
내가 깨닫지 못한 큰 지도에서는 더 빠른 길을 가는 것이라 믿는 마음으로,
내일 걸을 길을 한번 더 닦고 내일 걸을 길을 오늘 한 걸음 더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