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를 했습니다 ]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한
첫번째 보금자리이자,
온유와 저의 신혼 집이자,
복닥복닥 지인들과의
진한 추억이 담긴
골든힐을 떠나왔습니다.
7년을 거주하면서
애착도 많이 가진 집이었고
참 아끼던 집이었지만,
쌍둥이라는 신문명의 침공 앞에
물리적인 면적(9평)의 한계는
이사 외에는 해결법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근 1년을 괴로워하고
몇 달을 심사숙고하고
수많은 날을 준비한 결과,
마침내 지난 수요일에
앓던 이 빼듯 이사를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송파구 문정동은
청량리와 관악에 이어
제 고향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근본없이 굴러온 돌이었는데
살다보니 이제 거의 10년차
토박이 프로 문정러가 되어갑니다.
살아보니 대부분
평지이면서 저지대는 아니고,
공원과 병원과 상가도 빵빵하고,
평상시 조용하고(에어쇼 폐지하라!),
도로통행도 서울치고는
아주 원활한 편인데다,
분당, 강남, 고속도로, 올림픽대로
진출입도 훌륭하다보니
단점찾기가 어려운 정주여건입니다.
덕분에 이번 집도
문정동에서 구했습니다.
아기들이 다닐 어린이집을
횡단보도 없이 3분만에 걸어갈 수 있고
같은 블럭안에 초등학교 중학교도 있으며
길 하나 건너면 고등학교도 있습니다.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앞에 큰 공원이 있고
지하철은 500m 거리에,
상가와 병원이 밀집한 문정 법조단지는
700m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문정동에 오래 거주하면서
오랫동안 고심해서
고르고 고른 입지입니다.
신축아파트들처럼
삐까뻔쩍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있을거 다 있는
작은 단지도 마음에 듭니다.
이사를 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 가족이 단칸방에 살았던 어린 시절.
내 방에서 나온 커다란 바퀴벌레가
무서워서 잠들지 못한채
바퀴벌레 나가라고 창을 열어 두었더니
골목에서 또 다른 바퀴벌레 한 마리가
날아들던 청소년 시절.
공부할 곳이 없어서
아버지 사무실 지하창고에
주워다놓은 책상과 텐트를 설치하고
공부하던 고3 시절까지.
그 당시의 저에게
너의 미래에 집다운 집이 예정되어 있으니
조금만 참고 살아보자고 했더라면
거짓말하지 말라 했을것만 같습니다.
아기들이 걸음마를 시작하는 시기에
걷고 뛰고 빠방과 말도 탈수 있는
적당한 공간을 확보한 것도
아빠로서 아주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제 이사에 즈음하여
기도와 관심과 도움을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만간 집 정리를 마무리하고
집들이도 해보려합니다.
지인들과 새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쌓아나갈
새로운 추억들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