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집수리 ]
ㅡ
쌍둥이를 키우기엔 집이 너무 좁아서
더 오래 품을 팔지 못하고
급하게 이사를 결정하다보니
꼼꼼하게 사전 상태를 챙기지 못했다.
사실, 가계약을 한 후
기존 세입자에게 집을 한번 더
체크 할 기회를 달라고
정중히 부탁드렸지만,
무슨 대단한 프라이버시 때문인지
귀한 곳에 누추한 사람을
들일수 없다는 듯 거절을 당했기에
미리 준비할래야
방법이 없기도 했더랬다.
아무튼 이사를 오고보니
다행스럽게도 도배와 장판은
시공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상태가 괜찮았지만,
20년이 넘은 구축답게(?)
구석구석 삭은 곳이 많았고,
게 중 화장실은 전 세입자가
도대체 셀프 줄눈+실리콘으로
무슨 행위 예술을 한 것인지
도저히 눈뜨고 봐줄수 없는 상태였다.
일단 임대인께 동의를 구하기 전에
당장 수리에 돌입했다.
처음엔 아내와 함께
새벽까지 작업한 셀프 줄눈이었고,
그 다음엔 아버지 도움을 받아
욕실장 교체와 실리콘 재도포를 했고,
그 후에는 셀프로 물이 새는 세면대
배수로 및 팝업 마개 교체와
문 코팅지 손상 부분 보수,
아일랜드 식탁 다리 보수 등
여기저기 손을 봤다.
ㅡ
나름 대대적인
셀프 집수리를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이 몇 가지있다.
1. '아빠'가 온갖 집수리에 능한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빠들은
그저 집안에 아빠말곤 그런 일을
해결 할 사람이 없으니
도맡았던 것 뿐이다.
유튜브조차 없던 시절의 아빠들은
이런 일을 경험할때 마다,
어디 공감받을 수도 없이
혼자 해결해야만 하는
당혹감을 어찌하셨던 것일까.
고충이 깊은 공감으로 다가왔다.
2. 아마츄어 수준의 셀프 집수리라면
90%이상 다이소의 자재들로
상상이상의 저렴한 해결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경우 '수리'라기보단
'보수'에 가까우니
다시 망가지기도 쉽지만,
방법을 익혀두면 언제든지
다시 보수하는것도 쉽다.
ㅡ
추후 임대인께 말씀 드렸더니
다행스럽게도 재료비정도는
부담해주시기로 하셨다.
감사한 일이다.
어쩌다보니 제 손으로
구석구석 꾸미고
손을 본 집이 되어서
더 애착이 드는 집이 되었다.
이제 곧 집정리 마무리를 하고
조만간 집들이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셀프집수리 #다이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