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도 어릴적부터 중고거래가 익숙했었다. 없는 살림에도 나름 호기심 왕성한 얼리어답터였던데다, 내가 좋아했던 PDA나 메모리스틱 같은 물건들이 우리나라엔 정식 대리점이 없는 (요즘말로) '직구'제품이었기 때문에, 해외에 나갈 방법이 없는 나로서는 그런 제품을 구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중고거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린시절 IT기기로 입문한 나의 중고거래는 요즘엔 일상적인 물건들의 중고거래에 까지 확대되었다. 과거에는 믿을만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어느정도 활동량이 입증된 (소위) 네임드 유저들끼리만 믿고 거래하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최근에는 워낙 편리하고 저렴한 안전거래 지원 중고거래 앱들이 많고, 편의점택배같은 편리하고 빠른 인프라도 너무 잘 갖춰져있다보니 중고거래 품목도 아주 다양해지고 있다.
ebook + 장애인 무료도서 배송대출 서비스(책나래)를 주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작년부터는 알라딘 개인간 거래 시스템으로 보유하고 있던 책을 거의 다 처분하고 있다. 몇천원짜리 소소한 물건들은 지역기반 중고거래 어플인 당근마켓으로 거래하고, 좀 금액대가 크거나 제품 수요층이 매니악해서 전국구로 판매해야 하는 경우에는 헬로마켓이나 번개장터로 안전거래+편의점택배를 이용해서 거래하고 있다.
이렇게 최근 1년 사이 중고로 판매한 물품들의 금액이 200만원을 훌쩍넘는다. 물론 중고로 구매한 물품도 여럿이어서 손익을 따지면 100만원 좀 넘게 현금을 손에 쥔거 같다. 게다가 짐이었던 물건들이 현금이 되어 돌아오는건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 대개 잘안쓰는 물건들은 과거 어떤 시점 나의 판단미스로 발생한 소비실패의 증거들이자 매몰비용이다. 더구나 보관하는 비용도 발생하니 애물단지가 따로없다. 그런데 판매를 하고나면 그로인해 발생한 매몰비용을 극적으로 줄이게 되는 셈이다. 안쓰는 자잘한 물건들을 팔아서 집안 공간이 더 깔끔해지는건 보너스.
특히 제 값주고 사기엔 아깝고 한번 써보고싶긴한 그런 호기심 충족용 제품이나, 비소모성 제품(게임 소프트웨어, 몇몇 하드웨어)들은 중고거래가 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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