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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ool's Universe

Sentiment




https://www.kayatheatre.co.kr/src/sub0202.php
[ 2011 01 15. Sat, 충정로 가야극장 ] 


작품성 : ★
구성미 : ★
참신함 : ★★★
총합점 : ★☆




신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구세군 100주년 기념관, 그리고 깔끔한 극장 내부.
첫 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플롯(스토리라인)이 약하다는 것이 단점인 논버벌 댄스컬 퍼포먼스의 경우
감동이 덜하긴 하더라도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잇점 때문에
최소한 후회를 한적은 없었기에 그만큼의 기대를 갖고 찾아간 극장.



극의 시작은 PID라는 팀의 레이저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그야말로 문.화.충.격.
이렇게 신기하고 재밌고 박진감 넘칠 수가 있을까!
공연이라면 이런공연 저런공연 많이 봐와서 잔뼈가 굵은 필자임에도
처음보는 레이저 퍼포먼스에는 입을 벌리고 바라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짧지만 강렬하고, 논버벌이지만 분명 메시지가 담겨있다.
활동반경이 넓거나 복잡한 무대가 필요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음악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안무와 나름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
분명 새로운 시도였지만 짧은 시간안에
무대는 물론 프로시니엄 아치(proscenium arch)를 넘어
객석 깊은 곳까지 쥐락펴락 장악하는 스키마(Schema).

정말 '짧아서 아쉽다'라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한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한번이었으면 족했을
또 한번의 '안타까운' 문화충격이 이어진다.

내 심장을 미친듯 두근거리게 한 PID가 공연을 마치자,
과연 '브레히트의 생소화 효과'를 의도한 것인지-_-;;
분위기를 왕창 무너트리고, 어색하게 '안녕하세요~'를 외치는
새로운 공연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세상에나, 논버벌은 그렇다치고. 무려 '옴니버스'라니."
"그것도 말이 좋아 옴니버스지 그저 이질적인 공연을 붙여놓은 거라니. 여기가 롯데월드 실내 무대인가?"



'제니스'라는 여성 3인조 전자 현악단의 무대.
솔직히 말하자면 서서 춤을 추며 연주를 하는 그들의 열정과 실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춤도 제대로 맞추고 나오지 않은 듯한 언발란스와
어딘가 2% 부족한 무대매너 등은 분명히 실망스러웠다.
좀 가혹하게 평하자면, 음대 축제에 나온 학내 팀 정도의 느낌이었달까.
차라리 과감히 퍼포먼스를 제하고 연주에 충실했다면 이토록 가혹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3번째로 등장한 댄스팀.
사실 구성원이 너무 어리고 몸도 다 성숙하지 않은 것이 적날하게 보여서
보는 내내 '멋지다, 감동이다'의 느낌보다는
'어린데 잘하네'라는 생각이 머릴 떠나지 않았던 공연.
볼거리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구성원이 어린만큼 춤의 구성과 춤사위에 깊이 있는 완성도를 경험할 수는 없었고,
팀원들의 몇몇가지 특기를 몇번이나 우려먹는 정도의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역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국내에 '논버벌 댄스컬' or '퍼포먼스'가
하나의 대중적인 장르로 정착되면서부터
꾸준히 지적되어온 '미약한 플롯'의 문제를 개선할 의지를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공연이란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물론 '플롯'이 공연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퍼포먼스 기획자들은 퍼포먼스의 수요층이
대부분 기존 뮤지컬/연극의 수요층이라는 것을 분명 인식해야하며,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없다면 볼거리가 확실해야한다. (이점이 포인트이다.)
결과적으로 <리턴 퍼포먼스>는 스토리는 물론 볼거리까지 어느것하나 만족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더욱 갑갑한 점은, 아마츄어 관객의 입장에서도 너무 뻔히 보이는
발전 가능성을 그저 그대로 두고, '프로'로서 더 높은 완성도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PID의 레이저 공연과 댄스팀의 댄스를
간단한 메시지라도 담아 스토리 보드를 작성하고,
제니스의 연주에 맞춰 공연을 진행했더라면 얼마나 멋진 공연이 되었을까.

하지만 <리턴 퍼포먼스>가 보여준 것은
'잘 팔리지 않는 과자를 한아름 그저 묶어놓고 팔기만하는 크리스마스 과자선물세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왜 타고난 축복 '탤런트'를 가지고도
조금 더 '기획'하지 못해서 관객에게 실망을 안겨주어야 하는가.
그대들은 탤런트를 그저 보여주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아닌
관객들을 감동시켜야 하는 프로페셔널이다.




난 쇼케이스의 무료 관객이었지만,
정가 6만원이라 적힌 표를 제값주고 들어간
관객의 입장이었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비단 '돈값'의 문제가 아니다.
공연을 업으로 삼는 분들을 동경하고 공연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정말 아쉽고 또 아쉬운 공연이었다.

<리턴 퍼포먼스>가 쇼케이스의 피드백들을 거울 삼아
공연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좋은 극장과 좋은 탤런트를 가지고도
왜 성공하지 못했나 하는 한탄밖에는 할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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