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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ool's Universe

Sentiment

2012/02/05, 요나서 4장

Gyool 2012.02.05 05:14 조회 수 : 5655



요나는 이 일이 매우 못마땅하여, 화가 났다.

그는 주님께 기도하며 아뢰었다.
"주님,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렇게 될 것이라고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내가 서둘러 스페인으로 달아났던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좀처럼 노하지 않으시며 사랑이 한없는 분이셔서,
내리시려던 재앙마저 거두실 것임을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제는 제발 내 목숨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주님께서는
"네가 화를 내는 것이 옳으냐?" 하고 책망하셨다.

요나는 그 성읍에서 빠져 나와 그 성읍 동쪽으로 가서 머물렀다.
그는 거기에다 초막을 짓고, 그 그늘 아래에 앉았다. 그 성읍이 어찌 되는가를 볼 셈이었다.
주 하나님이 박 넝쿨을 마련하셨다.
주님께서는, 그것이 자라올라 요나의 머리 위에 그늘이 지게 하여,
그를 편안하게 해주셨다. 박 넝쿨 때문에 요나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러나 다음날 동이 틀 무렵, 하나님이 벌레를 한 마리 마련하셨는데,
그것이 박 넝쿨을 쏠아 버리니, 그 식물이 시들고 말았다.
해가 뜨자, 하나님이 찌는 듯이 뜨거운 동풍을 마련하셨다.

햇볕이 요나의 머리 위로 내리쬐니,
그는 기력을 잃고 죽기를 자청하면서 말하였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하나님이 요나에게 말씀하셨다.
"박 넝쿨이 죽었다고 네가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이 옳으냐?"

요나가 대답하였다.
"옳다뿐이겠습니까? 저는 화가 나서 죽겠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수고하지도 않았고, 네가 키운 것도 아니며,
그저 하룻밤 사이에 자라났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식물을 네가 그처럼 아까워하는데,
하물며 좌우를 가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십이만 명도 더 되고
짐승들도 수없이 많은 이 큰 성읍 니느웨를, 어찌 내가 아끼지 않겠느냐?"
 
Jonah 4' (새번역, 원문보기)






요나는 선지자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들어
죄짓는 민족에게 찾아가 너희가 벌받을 것이다 라고 선포한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은 그들을 용서하시는데,
(여기까지가 3장까지의 내용)
요나는 '이럴줄 알았다,
어차피 이럴거면 왜 나를 여기로 보내신거냐'며
짜증을 내고 죽여달라는 떼를 부린다.

특히 4장의 박넝쿨의 비유는
인간의 말초-신경질적인 이성의 근간을
적날하게 드러내는 요나서의 백미다.

요나서는 그렇게 인간본성의 치부를 찌르는 통렬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치부를 찔리는 자와 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존재적 인식은
이 코메디 꽁트같은 이 말씀으로부터 날 석방시킬 수 없어
애잔하게 가슴을 치게되는 깊은 울림이 된다.
 
나에게서 믿음의 선조 요나보다 나은 점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난 평생을 통해 이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해야만 한다.

오늘을 사는 내게 지금의 박넝쿨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내가 오늘 주께 죽기를 원하여 아뢰는 것은 어떤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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