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아버지 (세일즈맨의 죽음) @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20120928
"네 앞에는 푸른바다가 펼쳐져 있어!
네가 바다로 나가기만 한다면, 넌 큰 성공을 하게 될거야!"
소설 '세일즈맨의 죽음'을 각색한 연극 '아버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을법한
가족사를 담백하게 풀어내고, 관객이 그것을 3인칭 시점으로 경험케 함으로써
자본만능주의와 산업화로 인한 인간의 부속화가 초래하는
가족애와 인간성의 왜곡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답도 내놓지 못한 연극은
아버지의 선혈이 낭자한 와이셔츠를 든 가족의 슬픈 표정들을
서둘러 암전으로 뒤덮으며 부끄러운 막을 내린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 답답한 마음이 찢어진다.
혹 내 아버지의 마음또한 저런것은 아닐까,
나는 또 얼마나 저 아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갑갑하고 답답하다.
"2억 3천만 있으면 ! 넌 푸른바다로 나아가 성공할 수 있을 거야 !"

시공간과 함께 뒤틀린 '이 시대의 개념'이 깊게 배어있는 아버지의 마지막 대사.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희생하는가.
기도가 필요한 시대이다. 메시아가 필요한 시대이다.
ps. 역시 유명배우들이 참여한 연극이어서 그런지 연기력은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극대본이 소설기반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각 부분 대사들이
문어체로 채워져 있어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scene이 종종 있었다.
이는 못내 아쉬운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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