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3 Radio [ 내일은 푸른하늘 ]
박재훈의 금요일 코너 [ 특별한 공연감상 ㅡ 공감 ]
첫번째 시간 (20140411)
오페라연극 <맥베스>
# 첫인사
안녕하세요, 2013년 4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약 10개월간 '패기토크' 코너에서 이석훈씨와 함께 여러분을 찾아뵈었었던 박재훈입니다. 오늘부터는 제가 연극- 뮤지컬- 콘서트 같은 공연이나, 사진전- 미술전- 박물관- 같은 전시를 다녀와서 여러분들에게 한주에 한가지씩 문화행사를 소개하려 합니다. 특히, 문화행사에 대한 내용도 소개해드리면서 동시에, 장애인으로서 문화시설들을 이용하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지체장애인으로서 겪게되는 아쉬운 점들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나 편의시설과 같은 실질적인 인프라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장애인의 문화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혜택들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잘 몰라서 누리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전해드리는 소식이 좋은 정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쉬운 점들이 있는 행사들에는, 이 방송을 통한 리뷰를 통해 그런 행사들이 점차 개선되는데 도움이 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오페라연극 <맥베스>
제가 [특별한 공감] 코너를 통해 소개드리게 된 첫번째 문화행사는 오페라연극 <맥베스>입니다. 책이나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멕베스>라는 제목이 생소하지 않으실텐데요.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맥베스>는 <햄릿>, <오셀로>, <리어왕>과 함께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불리는 유명한 고전입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다보니, [원작]이란게 의미없을 만큼 수없이 다양한 방식과 시각으로 재해석되고 변주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 또한 제목에서부터, 제가 처음에 '오페라연극'이라고 설명을 드렸듯이, 익숙하지 않은 형식을 채택한 작품이어서, 원작을 그대로 표현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할 수가 있죠. 흔히들 알고 있는 '오페라'는 연기보다는 '노래'들을 이어붙여서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형식이고, '연극'은 노래보다는 '대사와 연기'를 이어붙여서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형식인데요. 오페라연극은 그 중간쯤에 해당하는 새로운 형식으로서 그 둘이 조금씩 섞인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이번에 공연되는 <맥베스>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페라연극 형식의 공연이라고 합니다.
사실 오페라가 그럴싸해보이고 있어보이기는 하지만, 처음 접하거나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조금은 지겹기도 하고, 노래를 듣다 흐름을 놓치거나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든 단점이 있지요. 그런데 이번 공연은 그런 단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페라 원곡의 음악을 그대로 가져다 쓰되 가사를 모두 한글화하고, 중간중간 연기자들이 연기를 통해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서, 고전 <맥베스>를 공연함에도 불구하고 문화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유명 개그우면 신고은씨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TV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개그우먼이 익살맞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한 연기를 눈 앞에서 펼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그 자체로도 특별한 재미가 됩니다. 개그우먼 신고은씨에게 이번 공연은 생애 첫 연기도전이라고 하니 그 의미가 더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공연을 보면서, 오페라연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컨텐츠를 접한 것도 신선했고, 어려운 고전을 쉽게 풀이한 것도 참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공연 자체가 연극과 오페라를 섞어놓았다보니 연극으로서도 오페라로서도 각각 완성도가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오페라 부분이 많이 아쉬웠는데요. 오페라를 부르는 가수들의 실력은 좋았지만, 반주나 음향시스템 등이 좀 그 실력에 비해 받쳐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반주가 현장에서 실제 연주되는 한 대의 피아노로 채워졌는데요, 그렇다보니 연주 자체가 조금은 단조로운 감이 있어서, 이 부분을 오케스트라 MR로 대체했다면 어땠을까 싶고, 또 전반적인 음향효과가 연극위주로 조정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오페라 가수들의 노래에 대한 음향효과의 경우에는 조금 더 오페라에 어울리게 웅장하게 조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공연장 소개 및 장애인 시설과 혜택
오페라연극 <맥베스>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구로아트밸리는 대림역에서 하차하셔서 700m 가량 이동하시면 도착하실 수 있는데요. 700m가 조금 먼 거리기이기는 하지만, 대림역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역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특별한 언덕이나 내리막 없이 평지를 통해 이동해오실 수 있어서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구로아트밸리 내부에도 지체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나 엘리베이터, 각 층별 장애인 화장실 등이 모두 잘 갖춰져 있습니다. 자가용으로 방문하실 때에도 구로아트밸리가 구로근린공원과 바로 인접해있어서 구로근린공원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면 되는데요, 주차요금은 1시간에 1800원이고, 장애인 혜택을 받으면 주차요금도 80% 할인을 받으실 수 있으니 부담없이 방문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차하신 후에도 공연장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어 있어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공연장 객석이 계단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 장애인은 원하는 자리에 앉으실 수는 없고, 맨 뒤에 마련되어 있는 휠체어석에서 이용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공연장 자체가 중급에 해당하는 사이즈이고, 계단식이다보니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는 편이어서 맨 뒤에 앉으셔도 많이 나쁜 시력이 아니라면 공연을 보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 <맥베스>는 좌석에 따라 3만원부터 5만원까지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장애인은 본인에 한해 급수 상관없이 50%의 할인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사이트를 통해 구로아트밸리를 검색하시면 더 세부적인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에 소개해드린 구로아트밸리 공연장은 지체장애인이 접근하기에도 좋은 환경이고 내부 시설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경우 문화행사를 거의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접하기에도 어렵지않은 구성과 난이도로 꾸며져 있어서, 누구나 쉽게 찾아가시기에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장애인 할인 제도도 적용되고 있으니 가까운 곳에 계신 분들이라면 한번 찾아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