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섶 위에 서있는 시선
길 섶을 밟고 서서
길 따라 시선을 돌린다
시선은 발끝을 떠나서
한 점으로 수렴한 양 길 섶과
지평선이 맞닿은 그 점에 닿는다
시선은 더 이상 눈길 줄 곳을 찾지 못한
민망한 얼굴로 엉성하게
막 해진 붉은 캔버스에 무지개를 그리며 돌고
초점을 잃은 시선은
핑한 어지러움에 고개를 떨군다
다시 발끝.
한 걸음 길 섶 따라 걷고 서서
시선을 한번 더 올려 본다
내 시선은 지평선에 맞닿을 때
처음보다 한 발자욱 더 멀리까지 볼 수 있는 걸까.
2005. 4. 1.
GyoolG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