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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ool's Universe

Sentiment

뮤지컬 * 컴퍼니

Gyool 2008.07.05 16:46 조회 수 : 8064




작품성 : ★★★☆
구성미 : ★★★★
참신함 : ★★★★
총합점 : ★★★★

서울 두산아트센터(DAC)
2008. 7. 3. 木. pm 8:00


  웅성대는 관객들을 껴안고있던 조명이 가라앉고 순식간에 수많은 배우가 무대로 쏟아져 나온다. 화려한 발걸음들 사이로 빠른걸음의 조명이 지나다니고 '바비'라는 크고 작은 목소리가 무대를 매운다. 이윽고 훤칠하게 잘생긴 한 남성이 수트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하고 온갖 핀조명이 그에게 꽂힌다. 부부동반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한 솔로 바비.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서 성심성의껏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언제든지 부부사이의 중재자가 되어주는 바비를 모두들 사랑한다. 그런 바비는 따분하고 지겨운 일상을 살아가는 친구들에겐   삶의 오아시스. 어렴풋한 꿈의 탈출구. 언제나 빵빵한 급전대출구.
  다섯부부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바비는 부부생활의 어두운면을 주로 듣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결혼에 관해서라면 무관심한듯 시크한 바비에게도 부부생활의 어두운면 이면에 숨어있는 단란하고 안정된 모습이 가슴깊이 스며든다는 것이다. 짧디짧은 젊은날의 삶을 즐기고 싶어하는 바비. 그리고 그에게 결혼에 대해 각기 다른 조언을 하는 친구들. 결국 그에게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는 수 없이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얻는게 뭔데!" 친구들은 그의 고민하는 과정가운데 어린아이 걸음마 시키듯 한 단계 한 단계.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 한발짝 앞에서 손을 뻗고 기다려준다. "이제 그만큼은 알았구나 바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냐. 조금만 더." 마지막 무대에서 세번째 생일의 초를 한번에 꺼버린 바비는 어떤 소원을 빌게 되었을까.
  무엇을 '얻기'보다 무엇을 '얻기'를 포기하고 만나는 인연이기에 소중한 부부. 자신의 삶을 깎아 상대의 삶에 얹어 포개고 아름답고 높아보이는 하나의 곧은 탑이기보다, 서로 섞여 쌓기 어렵고 낮아 보이지만 단단한 탑을 쌓는 것이 부부가 아닐까. 무엇을 '얻는가'에 대한 대답은 스스로가 그 삶 속에서 '찾아' 나갈 그 삶의 극히 작은 일부 일 뿐. 1970년대 작품으로써 브로드웨이 장수작품답게 안정적이고 탄탄한 구성을 보여준 '컴퍼니'. 화려한 국내 캐스팅도 한 몫 했으리라. 확실히 그들의 훤칠한 외모와 노련해보이는 연기는 아무래도 관객들을 편하게 해주었으니. 모든 출연진이 무대 뒷편에 앉아서 코러스를 하고 소리를 내는 배우마다 조명기둥이 머리위에 꽂히던 인상적인 극의 미장센. 두산 아트센터의 아쉬운 음향시설 (공간에 비해 에코가 심하면서도 저음의 울림은 비교적 적은.) 그리고 음향시설에 비해 아주 괜찮았던 조명시설. 맨 앞자리 (5만원짜리 로얄석이었지만..)였지만 사이드좌석에선 무대가 한눈에 보이지 않았던 단점. 뭐 이러나 저러나 공연은 만족스러웠다.
  언제나 그렇듯이 멋진 몸을 가진이들의 퍼포먼스는 많은것을 부럽게 한다. 그저 걷는것만으로도 걸음에 향기를 남기는 듯한 그들의 몸짓에 입을 벌리고 감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되는 공연. 결론을 말하자면, 멋진 레스토랑에서 레스토랑에 걸맞지 않게(?) 아주 만족스런 음식을 먹고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2008. 7. 5.
Gyool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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