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Radio [ 내일은 푸른하늘 ]
박재훈의 금요일 코너 [ 특별한 공감 ]
일곱번째 시간 (20140522)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 전시 <간송문화전>
# 인사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시회를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원래 있던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오랜기간 공사를 거쳐 얼마전에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먼저 소개해드리고요. 전시회 <간송문화전> 등 그 곳에서 진행중인 전시들을 몇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니셜을 따서 DDP라고도 부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임기중이었을 당시 수많은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으며 2009년 4월 첫 삽을 뜬 이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랜 공사를 거쳐 얼마전에 완공되었습니다. 특히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완공되기 전부터 그 독특한 외형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는데요. 공사가 점차 완공에 다다르게 되면서 외형이 드러나면서부터는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동대문에 우주선이 착륙한 것 같다'고 표현되면서 사람들로부터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습니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자하하디드라는 1950년 바그다드 출생의 세계적인 여성 건축 디자이너의 작품인데요. 독특하고 신기한 외형 만큼이나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디자인이란 점에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이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언론을 통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외형이 아주 많이 회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외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청취자분이 계시다면, 한번쯤 검색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말로 설명을 잘드려도 한번 보는 것보다 더 잘 설명해드리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기 때문인데요.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형태의 건물이며, 벽과 천장은 물론 동과 동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유선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건축물 자체가 보기에도 파격적이지만, 건축 공법도 최첨단이어서 건축학적으로도 유의미한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자하하디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건축은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 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이번 건축디자인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앞으로 서울의 역동적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여 예술분야의 큰 놀이터가 될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창조적인 예술성을 배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 DDP 개관기념 특별전
DDP를 실제로 방문해보시면 생각보다 아주 넓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걸어다니다보면 한바퀴 제대로 다 돌아보기도 전에 다리가 아파서 몇번이나 중간중간 쉬어야 할만큼 넓은데요. 그렇다보니 다양한 행사들이 동시에 치뤄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DDP 개관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제가 오늘 집중적으로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전시회 <간송문화전>을 비롯해서, DDP의 건축가인 자하하디드의 다른 디자인들을 소개하고 있는 전시회 <자하하디드 360도>,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 <스포츠 디자인>, 이 외에도 전시회 <엔조마리 디자인>과 전시회 <올름디자인과 그 후> 등 총 5개의 전시회가 개관기념 특별기획전 및 개관기념 세계디자인 초대전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DDP는 크게 알림터-배움터-살림터 등 총 3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 건물에서도 이런저런 재밌는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각 동을 잇는 공터에도 넓은 공간들이 있어서 꼭 건물안이 아니더라도 DDP의 곳곳에서 NGO단체들의 의미있는 행사들이나 각종 이벤트성 행사들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아까 소개해드린 전시회들이 각각 1인당 8,000원에서 4,000원정도 관람료를 받고 있는데요. 지금은 개관기념 특별전을 맞이해서 <간송문화전>을 제외한 4개의 전시를 하루안에 모두 관람할 경우 1인당 9,000원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시간여유가 있으신 날 DDP를 찾아가시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눈요기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시회 <간송문화전> - 간송미술관과 간송 전형필
현재 DDP에서 진행중인 다양한 전시회들 중에 제가 주목한 전시회는 바로 <간송문화전>입니다. 청취자분들 중에는 '간송'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바로 어떤 전시회인지 감을 잡으실만한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번 전시회 <간송문화전>은 '간송미술관'이 주최하는 역사상 최초 대규모 대중전시회입니다.
간송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송미술관을 먼저 조금 소개해드릴께요. 간송미술관은 '간송'이란 호를 썼던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서울 성북동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박물관입니다. 하지만 간송미술관은 그저 '최초'라는 의미로만 소개하기에는 한국 미술계에 너무나도 크고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술관입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당시 서울 종로일대의 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었던 거부의 아들로서, 1906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에 와세대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서울에 돌아왔을 때 즈음, 공교롭게도 가족의 어른들이 모두 돌아가시게 되어 젊은나이에 천문학적인 부를 상속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간송 선생은 식민지의 삶을 살고 있는 모국에 돌아와 큰 부를 경영하게 되면서 그 많은 돈들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시기에 간송 선생은 휘문고등보통학교 스승이었던 춘곡 고희동과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로서 문화예술 분야에 안목과 조예가 깊었던 위창 오세창 선생의 영향을 받아 거금을 들여 우리 민족의 문화재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간송선생의 문화재수집 규모는 개인이 하는 것이라고 여기기에는 상상히 가지 않을 정도의 가히 대단한 규모였습니다. 간송선생은 가치있는 우리민족의 문화재라면 국내 해외 가릴 것없이 돈을 짊어지고 찾아다니며 수집을 하셨는데요. 간송선생의 문화재 수집이 당대 재력가들이 취미로 삼았던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민족혼의 유지를 위해 문화재들을 구출하고자 평생을 바친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규모인 것 입니다. 그 당시 집 한두채 가격으로 문화재 하나를 구출해 오는 것은 비일비재했고, 비싼 것은 수십채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하고 수집한 문화재도 수없이 많이 있다고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감히 상상도 못할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간송선생은 그렇게 수집한 문화재들을 혼자서만 감상하지 않고, 수집한 목적대로 민족혼의 명맥을 유지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1938년 성북동에 지금의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설립해서 대중들에게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도 문화재들을 공개해서 우리 민족의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데에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특히 간송선생이 수집한 문화재 중에는 보관에 유의해야할 진귀한 것들이 너무 많고 그 수도 어마어마해서요. 평소의 간송미술관은 1년에 두번 15일씩 총 30일간만 전시를 오픈할 뿐만 아니라, 그 양도 엄청나서 매년 다른 주제- 다른 작품으로 전시를 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미술관'으로 꼽히는 곳이었는데요. 이번에 DDP개관에 맞춰 수많은 진귀한 작품들을 오랜 기간동안 전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관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국립박물관보다 더 진귀한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는 간송미술관의 소장품들이 대량 전시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가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쉽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진귀한 전시품
이번 전시 <간송문화전>에는 간송 전형필 선생과 간송미술관의 명성에 걸맞게 진귀하고 대단한 문화재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겸재 정선,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추사 김정희 등 유명 작가들의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유명 작품들의 원본을 한자리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보물을 넘어 인류문화의 보배로 여겨지고 있는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등 그야말로 귀중한 국보-보물급 문화재 91여점을 직접 눈 앞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DDP 개관기념 <간송문화전>은 간송미술관의 명성에 걸맞게 넓은 DDP 전시관을 채우고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아서요. 6월 15일까지 1부 전시를 마친 후,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2부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평소 간송미술관에 관심은 있었지만 매번 입장권을 구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이번 기회에 1-2부 전시를 모두 관람해보실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간송미술관은 DDP와 협력하여 향후 3년간 이런저런 형태로 간송미술관 소장의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하니까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전시회를 기다려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관람여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는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하시면 바로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자차로 접근하실 경우에는 자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되는데요. 주차비는 시간당 4,800원이며, 복지혜택을 받으실 경우 80% 할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린 전시회 <간송문화전>의 관람료는 1인당 8,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복지할인을 받으실 경우 4~6급은 본인에 한해 25%의 할인을, 1~3급의 경우 동반 1인까지 무료관람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실 경우 현장에서 1대당 3,000원으로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실 수 있으시며, 도슨트 타임은 평일 4회- 주말 2회 진행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DDP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한 도슨트 타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