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Gyool's Universe

Sentiment

영화 * 크로싱(Crossing)

Gyool 2008.07.18 01:00 조회 수 : 5487




작품성 : ★★★★
화면미 : ★★★☆
참신함 : ★★★★★
총합점 : ★★★★☆ 

  누가 나오는지,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지 못한채 기대없이 감상한 영화 크로싱. 그저 크로싱이라는 영어 제목에 막연히 외화려나 하는 생각뿐이었던 나에게, 함경남도의 탄광으로 시작되는 영화의 첫 화면은 시작부터 낯설었다. 게다가 나에게 별 의미있게 기억되지 않던 배우 '차인표'가 석탄을 뒤집어쓰고 등장하는 이 영화. 과연 재미있을까. 과연 112분은 쉽사리 지나갈까.   하지만 이 모든 내 예상과 나쁜 선입견들은 보기좋게 필름과 함께 감기어 사라져버렸다.
  크로싱. 그것이 탈북을 의미하는 말일 줄이야. 임기초기부터 언론통제와 70년대식 반공발언을 일삼는 이명박의 임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될 줄이야. 세상에나 과연 저 모든 것이 허구가 아닐 줄이야. 저것이 철저하게-혹은 처절하게-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며 등을 맞대고 서있는 그들의 현실일 줄이야. 내 시야에 필름이 흐르는 동안 내 가슴은 벅차오르는 심장박동과 놀라움. 안타까움. 답답함으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잔잔하지만 놀라도록 하는 힘. 눈물 흘리며 공감하게 하는 힘. 그저 마음을 풀고 연민을 갖게 하는 힘. 별다른 이유없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힘. 지금의 내 모든것에 대한 소중함을 강하게 깨닫도록 하는 힘. 필름에 가득 담긴 이것들은 상영 시간 내내 영사기를 통해 스크린 위로 쏟아져 내렸다. 현실성의 검증은 말을 꺼낼 필요도 없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검증을 하기이전에 다른일로 탈북자들의 증언과 탈북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와중에 제작을 계획하게 되었다는 영화 크로싱. 어쩌면, 이 영화가 당신에게 큰 감동을 주진 못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가 당신에게 큰 기쁨을 주지 못할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시대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면 기본적인 교양으로서 무조건 감상해야할 영화라는 주장을 하기에는 별 다른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 비디오든 DVD든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꼭 한번 보기를 강권한다. 때문에 감상문을 조잡하도록 길게 쓰지 않겠다. 보고오라. 함께 이야기하자.



  아래는 크로싱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차인표씨의 제작기간 적은 일지중 일부를 발췌한것이다.


  배고픔, 절망, 절박함, 생이별, 죽음..
 
  세상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총망라 한 것 같은 그들의 아픈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것은 머리로 이해되는 것이 아닌 심장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무지 그것을 느낄 방법을 알지 못했다. 마치 시험 날이 다가오는데,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처럼, 막막했다.


   ...중략...  

   “아.. 그랬구나. 그들은 이렇게 죽어갔겠구나”

  ...중략... 

  “교만함을 버려라. 겸손해라. 너를 버리고 나를 받아라.” 

  ...중략...

  그날 이후,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사흘째가 되자 정말 배가 고팠다. 먹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겨우 사흘을 굶었을 뿐인데, 나는 세상에서 제일 배고픈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득 그들과 조금 더 가까워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8. 7. 18.
GyoolGoon

번호 제목 날짜
74 2019 MMA (멜론 뮤직 어워드 2019) file 2019.12.01
73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7.23
72 사진전 <퓰리처상 사진전> + <로베르 두아노 展>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7.16
71 하우스콘서트 <김효영의 생황>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7.10
70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CATS Original)>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6.25
69 뮤지컬 <평양마리아>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6.17
68 연극 <동치미>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6.04
67 뮤지컬 <위키드 (Wicked)>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5.28
66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 전시 <간송문화전>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5.21
65 연극 <푸르른 날에>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5.15
64 <2014 서울연극제> 및 연극 <내 안에 침팬지가 산다>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5.07
63 전시 <스팀펑크 아트전 (Art of Victorian Futurism)>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4.30
62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4.23
61 연극 <베키쇼(Bekey Shaw)>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4.16
60 오페라연극 <맥베스> 리뷰 _KBS Radio 내일은 푸른하늘 file 2014.04.07
59 G의 6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G's Book Review, June 2013) 2013.07.07
58 G의 5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G's Book Review, May 2013) file 2013.06.02
57 G의 4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G's Book Review, April 2013) file 2013.05.02
56 G의 3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 템테이션 외 5권 (G's Book Review, March 2013) file 2013.04.06
55 G의 2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 죽음이란 무엇인가 외 4권 (G's Book Review, February 2013) file 2013.03.10
54 G의 1월 독서목록 및 간결한 서평 : 고흐의 재발견 외 6권 (G's Book Review, January 2013) file 2013.02.02
53 [추천 콘서트] Save GAZA, 우리함께가자! (가지지구를 향한 우리의 노래, 후원콘서트) file 2012.12.08
52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 대학로 뮤디스홀, 20121003 file 2012.10.03
51 연극, 아버지 (세일즈맨의 죽음) @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20120928 file 2012.09.28
50 오페라, 2012 대학생 오페라 페스티벌 : 사랑의 묘약 (상명대학교) @ 예술의 전당 오페라홀, 20120911 file 2012.09.11
49 연주회, 2012 Park Concert : Piano Paradiso @ 올림픽공원 88잔디광장, 20120908 file 2012.09.08
48 창극(K-Musical) '심청' @ 국립국악원, 20120519 file 2012.05.19
47 2012/02/12, 고린도전서 13장 12절 file 2012.02.12
46 2012/02/11, 전도서 6장 file 2012.02.11
45 2012/02/09, 민수기 14장 1-25절 file 2012.02.09
44 2012/02/08, 출애굽기 3장 1-15절 file 2012.02.08
43 2012/02/07, 빌립보서 4장 4-13절 file 2012.02.07
42 2012/02/06, 빌립보서 3장 8절-12절 file 2012.02.07
41 2012/02/05, 요나서 4장 [1] file 2012.02.05
40 2012/02/04, 이사야서 1장 11절 - 20절 file 2012.02.04
39 2012/02/03, 욥기 9장 1절 - 16절 file 2012.02.04
38 [전시회] 피카소와 모던아트 (Picasso and Modern Arts) file 2011.02.13
37 [전시회] SeMA2010_이미지의 틈 展 file 2011.02.02
36 [전시회] 색채의 마술사, 샤갈(Chagall) 展 [3] file 2011.02.02
35 [댄스컬/뮤지컬] 리턴 퍼포먼스 쇼케이스(Return Performance SHOW CASE) [3] file 2011.01.15
34 [전시회] Less and More,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 [2] file 2011.01.15
33 [댄스컬/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사춤전용관) file 2011.01.08
32 [전시회/미술전] Hundert Wasser(훈데르트바서) 2010 한국전시 [3] [1] file 2010.12.11
31 자화상. 2009.12.31
30 '그 날'이 오면. 2009.12.14
29 시시껄렁한 산책이야기 2009.02.05
28 ♬ WishList의 '바보 똥개 멍충아' [1] file 2009.01.27
27 퍼포먼스 * 비보이즈의 두번째 이야기 file 2009.01.25
26 연극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2] file 2009.01.21
25 연극 * 라이어 1탄 file 2009.01.21
24 ♬ 싸구려 커피 - 장기하와 얼굴들 [2] file 2009.01.18
23 일기 : 찬공기 (2) 2008.12.31
22 뮤지컬 * 로미오와 베르나뎃 file 2008.12.26
21 연극 * 인생에 대한 안톤체홉의 정의 - '세자매'를 보고 file 2008.10.22
20 연극 * 김지호의 프루프 file 2008.08.06
19 연극 * 피크를 던져라 file 2008.07.29
18 연극 * 썸걸즈(Some Girls) file 2008.07.24
17 뮤지컬 * 빨래 [4] [2] file 2008.07.23
» 영화 * 크로싱(Crossing) [2] file 2008.07.18
15 뮤지컬 * 컴퍼니 [1] file 2008.07.05
14 아침드세요 2008.04.20
13 손톱 2008.04.03
12 일기 : 찬공기 2008.03.13
11 뮤지컬 * 지하철 1호선 [1] file 2008.01.17
10 연극 * 유쾌한 거래 file 2007.08.14
9 뮤지컬 * 더 클럽 file 2007.08.05
8 연극 * 오빠가 돌아왔다 [4] [2] file 2007.07.26
7 뮤지컬 * 젊음의 행진 file 2007.07.19
6 퍼포먼스 * B Show file 2007.07.14
5 나비효과 2006.12.04
4 녹슨 그네씨와의 대화 2005.06.08
3 길 섶 위에 서있는 시선 2005.04.01
2 모래언덕 2004.01.06
1 로맨티스트의 패러독스 2002.10.2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