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Radio [ 내일은 푸른하늘 ]
박재훈의 금요일 코너 [ 특별한 공감 ]
열다섯번째 시간 (20140717)
사진전 <퓰리처상 사진전> + <로베르 두아노 展>
# 인사
안녕하세요. 제가 독서토론 동호회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요. 저희 동호회는 한 달에 한 번 같은 책을 선정해서 읽고 감상을 나누는 독서토론모임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회원들이 각자 갖고 있는 취미나 직업적인 전문성을 활용해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아마추어 강연회도 매달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사진촬영이 취미인 회원 한분이 재능기부를 하셔서 DSLR이나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 잘찍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진촬영기법에 대한 강연회를 진행한적이 있었는데요. 평소보다도 훨씬 더 많은 회원이 강연회에 참석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옛날엔 사진이란 것이 전문적인 사진사들이나 관심있는 영역이었고, 보통 사람들은 대단한 기념일이나 되어야 찍는 수준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들도 성능이 상당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보통 사람들도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사는 모습들이 담긴 사진을 공유해서 사람들과 추억을 나누는 일이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전시회 만큼이나 '사진전'도 대중의 관심을 크게 모으고 있는데요. 오늘은 현재 서울에서 진행중인 사진전 두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중인 <퓰리처상 사진전>과 홍대 KT상상마당에서 전시중인 <로베르 두아노전>입니다.
# 퓰리처상은 무엇인가?
먼저 <퓰리처상 사진전>을 들여다 볼까요. 세계적인 언론보도사진의 노벨상이라 불리울만큼 그 역사와 전통은 물론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고 있는 퓰리처상은 보통 사진에만 수여되는 상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언론, 문학, 음악 등 3개 분야예 걸쳐 시상되는 문화계의 대형 시상식입니다. 뉴욕의 <월드(World)>지를 미국 최고의 신문으로 만든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의해 설립된 퓰리처 상은 1917년부터 수여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보도사진 부문'의 퓰리처상은 1942년부터 수여가 시작되었고요, 1968년부터는 특종사진과 특집사진 분야로 나뉘어져 수여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열리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제가 다녀온 퓰리처상 사진전은 바로 이 퓰리처상의 보도사진 분야에서 수상한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는 사진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퓰리처상 사진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서 지난 2010년에 이어 4년만입니다. 145점이 전시되었던 지난 전시에 비해서 이번 전시에서는 234점으로 작품 수가 대폭 늘어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전시가 되고 있는데요. 베트남전이나 미국 대통령 피살사건 같은 오래된 역사적 사건들의 사진기록은 물론, 아직도 많이들 기억하고 계신 미국의 911사태의 사진들도 생생하게 접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쟁을 주제로 1951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맥스 덱스포의 한국전쟁 특별전도 제3전시관에서 선보이고 있으니까요.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로베르 두아노는 누구인가?
1912년 태생의 프랑스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는 20세기 사진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유명작가인데요. 주로 2차 세계 대전 후 황량했던 파리의 일상 속에서 사랑과 낭만을 발굴해 사진으로 남긴 작가로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 중에서도 <파리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는 로베르 두아노를 대중적인 스타 사진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대표적이라 할 수 는데요. 아마 제목만 듣고서는 감이 안오시는 분들도 인터넷에서 제목으로 검색해보시면 '아 이 사진'하고 아실만큼 유명한 사진입니다. 이처럼 로베르 두아노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유머와 사랑이 넘치는 사진들을 주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들을 둘러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되고 마음에 핑크빛이 도는 효과를 볼 수 있으니까요. 기분이 우울할 때면 로베르 두아노를 검색해서 그의 사진들을 둘러보시면 가볍게나마 기분전환하는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 <로베르 두아노 : 그가 사랑한 순간들> 展
<그가 사랑한 순간들>이란 부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1994년에 작고한 로베르 두아노의 '사후 20주기'를 기념하는 국내 최초의 회고전인데요. 홍대 KT상상마당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사진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1950년작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 원본 사진을 비롯해서 순수-사랑-풍경-인물- 등 총 4파트-75여점의 사진과 밀착 인화본 3점 등, 사랑스럽고 따뜻한 느낌의 파리의 일상이 담긴 작품 80여점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주 접근 촬영만 아니라면 전시장 내 사진촬영도 허가되고 있으니까요. 연인과 함께 데이트 장소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달달한 사진들도 감상하시고 추억도 남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퓰리처상 사진전>과 <로베르 두아노>
저는 퓰리처상 사진전과 로베르 두아노 전을 하루 안에 연이어서 감상했었는데요. 그 자체로도 아주 독특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의 사진들과 로베르 두아노전의 사진들이 아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에는 모두 보도사진만 전시되고 있다보니,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기억에 뿌리깊게 남아 있는 격동의 사건-사고들을 담은 사진들이 주로 전시되고 있었는데요. 반면에 로베르 두아노 전에는 기획된 구도와 프레임의 사진도 다량 전시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제 자체가 주로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이나 따뜻한 일상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비슷한 사진전을 관람을 했음에도 아주 다른 감상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같은 매체로도 그 작가의 의도와 사진을 찍는 기술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 절감할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퓰리처상 사진전은 그 상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상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미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구요.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들도 전쟁 후 평화와 사랑을 노래하는 그의 사진이 그 당시 프랑스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우리에게 정서적으로 와닿고 맞닿는 그 무언가는 찾기 힘들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만약 다음에 국내 사진작가 전시전이 열린다면 꼭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관람여건
오는 9월 14일까지 진행되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서초동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예술의전당은 예전에도 다른 전시로 한번 소개해드린바가 있듯이, 3호선 남부터미널 역에서 하차하신 후 마을버스를 이용하시거나 약 15분가량 도보로 걸어오셔야 합니다. 그런데 도보로 오실 경우에도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이어서요. 예술의 전당은 장애인의 경우 주차요금 전액 면제의 혜택이 좋으니, 가급적이면 자차로 방문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퓰리처상 사진전 관람료는 성인 1인당 12,000원에 책정되어 있으며 장애인 할인을 받으실 경우 동반 1인까지 1인당 5천원에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홍대 KT상상마당에서 진행중인 <로베르 두아노전>은 8월 3일까지 진행됩니다. KT상상마당은 2호선 합정역에서 600m, 6호선 상수역에서 500m 가량 걸어오시면 되는데요. 바로 앞에 홍대 주차장 골목이라 불리우는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자차로 방문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주말에는 공영주차장이 꽉 차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관람료는 1인당 5천원이지만, 포스터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가시거나 장애인 할인을 받으시거나 온라인 예매를 하실 경우 3천원에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로베르 두아노 사진전이 마감되고나면 KT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도 8월 16일부터 10월 26일까지 동일한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하니까요.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께서는 일정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술의 전당과 KT상상마당 모두 내부에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어서 휠체어 이용자도 관람하시는 데에는 무리가 없으시니까요. 걱정없이 방문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