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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ool's Universe

Critique

[ 요즘 세상 돈 이야기 (2) _ 물가는 갑자기 왜 오르고, 금리는 왜 올리는가? ]

 

2023-09-09(634).jpg

 

 

_적극적인 통화량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왜 오르지 않았는가?

 

맨 처음 세 사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만약 그 이야기에서 물건의 공급은 그대로이고

세상의 돈의 양이 많아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물건의 가격은 올라간다.

그런데, 만약 세상의 돈이 많아지는 것보다

세상의 사람이 수가 더 많이 늘어나거나

물건 공급이 계속 늘어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이 많아진다면 돈의 양이 아무리 늘어나도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갖게되는 돈의 양에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으니

각 경제주체의 지불능력이 비슷하게 유지되어서

결국 물건 값은 오르지 않게 된다.

 

세상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재화의 공급이

충분히 많고 경쟁적이라면

사람들은 돈을 금고에 재워두고

적은 돈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니

물건 값은 오르지 않게 된다.

 

 

_90년~2000년대를 거치면서 세계는

FTA 등을 통해 세계화-자유화의 물결을 탔다.

이것은 '자본주의 시장' 시스템에 속하는

경제주체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세계화-자유화는 주로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을 세계 시장에 편입시킴으로써

더 저렴한 노동력과 자원의 공급을 가능케했고,

이는 공급의 무한 경쟁도 가능하게 했다.

그러니 아무리 돈을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세상이 가능했던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적은 돈으로

원하는 재화를 얻을 수 있으니, 남는 돈은 자산시장에 몰렸다.

그러니 실물경제는 바닥이어도

부동산과 주식은 활황인 시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_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일대일로라는 둥 미국의 세계패권 지위를

간보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었다.

 

처음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수출입에 대한

관세와 원자재를 놓고 싸우더니,

서로 블록화를 시도하며 편가르기를 하고,

미국이 리쇼어링-온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내수시장의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중국이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서 실각하도록

온 힘을 쏟으면서 싸움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더구나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을 시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는 와중에

중국은 시진핑 3연임을 맞아 독재체제를 완성하면서

이러한 대립구도는 세계적인 규모의

군사적 리스크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러시아)과 미국이 싸우는 통에

자본주의가 '역세계화(탈세계화)'를 맞고 있는 셈이다.

 

 

_세계화가 시장참여자를 늘리고

공급의 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면,

역세계화는 어떤 결과를 낳게될까?

 

시장참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공급의 경쟁이 줄어들고

더 나아가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진다.

 

자원과 재화를 미리 확보하고자 하는 수요의 경쟁은

자산에 쌓아두었던 돈까지 끌어다

실물 재화를 구매하는 것에 쓰게 만든다.

그러니 역대급의 물가상승이 일어나는 것이다.

 

 

_그럼 금리를 올리면 모든게 해결될까?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는다는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누군가 소유하고 있던 돈 중 빌린 돈을 갚게 해서

실제 소비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양을 줄인다.

기업이 고금리에 돈을 빌리기 어렵도록 해서

신규고용이나 사업확대를 어렵게 한다.

그렇게 시장참여자들의 지불능력이

줄어들게 되고 물가가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 파산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정책의 속도와 강도를 적당히 쓴다면

파산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낮추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_그런데 맹점이 있다.

공급의 경쟁이 늘어야 가격이 내려갈텐데,

기업이 고금리에 돈을 빌리기 어려워서

새로운 사업확장을 꺼려한다면?

공급의 경제주체들이 고금리에 파산하게 되어

경쟁이 줄어든다면?

결국 재화의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르게 된다.

 

게다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살아남은 자들에겐 '추가 비용'으로 작용하게 되어,

결국 재화의 가격에 반영(가격상승) 될 수 밖에 없다.

신규채용은 안할지라도 기존 노동자의 임금도

이자율에 발맞춰 올려줘야 한다.

 

성장률과 물가가 높을 때

이자율이 높은 거라면 상관 없겠지만,

경제가 바닥을 칠 때에 장기간의 고금리정책을 펴고,

그것이 전 세계에 '비용'으로 작용하는 시점이 온다면?

 

우리는 교과서에서나 보던

스테그플레이션(경제주체들의 지불능력은

줄어드는데 물가만 오르는 현상)이 올지도 모른다.

우리가 미 연준의 FOMC에 온 이목을 집중하는, 또 집중해야하는 이유이다.

 

 

#경제썰 #고금리 #FO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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