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결합하는 순간
자유는 또 하나의 상품이 된다.
자본이 없는 자에게는 자유도 없다.
이동의 자유. 언론의 자유.
공부할 자유. 평화를 누릴 자유.
맘편히 자리잡고 앉아있을 자유.
맘편히 머리대고 누워 잠을 잘 자유.
게으를 자유.
심지어는 맑은 물을 마시고,
때마다 안전한 음식을 먹고, 나와 상관없는 자로부터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 자유까지.
돈이 없고서야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이 땅 어느 곳에도 모래알 하나만큼도 없다.
자본이 있다한들 그것이 한줌의 자유와
맞바꿔지는 순간(소비하는 순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진흙탕 속의 치어처럼
내 손을 빠져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절망스러운 현실보다는
무한한 자본을 소유해
무한한 자유를 소비할 수 있는
무한히 작은 확률이 우리에게
자유롭게 존재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 멍청한 게임에 동의표를 던진다.
어디한번 보자.
당신이 돈주고 산 것 말고
얻은 자유가 얼마나 있나.
그런데 우리가 너무
이런 것들을 당연히 여기기에
생각해본적도 없어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모든 자본주의 자유주의 국가가
우리나라만큼 모든 자유를
사야하는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것이 자본에 의해 팔릴 수 있는
상품이 되고 될 수 없는 가는
하늘에서 떨어진 명령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똑똑해지자.
모든 것을 돈주고 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대로
가만히 앉아 달라는 돈을 다 주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남의 노예로 살기를
자처하는 것에 갇혀 지내기만 한다면.
우리는 언젠가
매일 마시는 공기도
돈주도 사마셔야 하는 날을
맞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